스포有) 영화 후기 : 화양연화(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포스터.

오늘 영화 「화양연화」를 보고 왔다. 2000년에 개봉한 영화를 리마스터링 한 것이었다.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예고편을 봐도 그다지 내 취향은 아닐 것 같아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갔다.

 

 

 

하지만 다 보고 난 뒤의 생각은 좀 달라졌다.

서로의 배우자가 그들끼리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의 심정과 동병상련임을 느끼는 마음,

다가올 이별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이별 연습을 할 때의 비참하면서도 슬픈 감정과 그 안에서 싹트는 묘한 감정까지.

연출이 정말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왕가위 감독이 미장센의 대가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완전히 납득하게 되었다.

 

 

 

이별 연습을 하며 이런 저런 일들도 겪게 되는데,

잔잔한 에피소드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중해서 보게 되는 마력이 있었다.

또 비 오는 장면, 국수를 사러 가는 장면이 많았던 만큼 나까지 영화 속의 설정에 익숙해져

제 3자로서 존재하며 그들을 관찰하는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일상 속에 녹아든 느낌이었달까?

 

 

 

손을 매개체로 한 연출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대략 세 가지 정도로 크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처음엔 그의 손을 뿌리치지만...

중간엔 손을 놓길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며

마지막에 가서는 손을 잡는다.

어찌 보면 뻔한 연출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난 굉장히 섬세하다고 느꼈다.

불륜을 주제로 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스킨십이 적어서 그런지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애틋하고 그 감정이 다 전해져서 마음이 아렸다.

 

 

 

마지막 즈음에 마음을 전하는 씬에서는 오만 감정이 다 들었다.

그래도 불륜이니 안 된다 싶다가도 그들의 입장이 너무나 이해가 되고...

그 혼란스러운 감정이 생생했다.

 

 

 

이쯤에서 이 영화에 평점을 주자면,

평점 (5점 만점) : ●●●●○ (4.0)

정도를 주고 싶다.

 

참고로 둘째의 대략적인 평점 기준을 알아보자면,

둘째의 평점 기준 (영화, 드라마, 애니, 책, 게임 등)

이러하다.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쨌든 오랜만에 아주 진지하게, 또 몰입해서 본 영화였다.

영화평을 쓰는 것이 아직 서툴고 어색해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과 떠오르는 생각들을 다 적지 못 하는 게 한이다.

정말 좋은 영화였는데!

근데 딱 봐도 내가 한 번 더 볼 영화이기 때문에 계속 영화평 적는 연습을 하다가 언젠가 이 영화를 다시 보는 날이 오면 그때 또 글을 써봐야겠다.

그때는 좀 더 정연하게 써야지.

 

 

 

영화 「화양연화」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