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집에서 number 2 (a.k.a ddong) 해결하다가 변기가 막혔다.
number 2 (a.k.a Yes, go~)가 물에 닿자마자 물을 내려버리는 게 습관이라 다행히 물은 맑았지만, 휴지를 한 번에 너무 많이 버린 탓에 아주 단단히 막혀버렸다.
평소엔 물의 무게를 이용해 내려버리거나 뜨거운 물을 한 번에 확 부으면 뚫렸었는데, 오늘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심지어 락스를 넣었는데도 안 됐다.
세제를 넣어 물을 미끄럽게 해 볼까 생각했지만 어디선가 락스와 세제를 섞으면 유독가스가 생성된다고 들었던 것 같아서 시도하지 않았다.
골머리를 앓다가 결국 비닐봉지를 붙여 압력으로 뚫는 방법을 써 봤다. (집에 뚜러뻥이 없었음)
그렇게 뚫는 걸 옆에서 본 적은 있었지만 직접 해보진 않았는데...
아빠가 본인이 해주겠다고 했지만 내가 친 사고니 내가 수습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거절했다. 샤워 중이기도 했고. (변기를 뚫기 전까진 바디워시를 하기 싫었다. 매우 찝찝쓰...)
결과적으로는 매우 성공적으로 뚫렸다!
근데 주의할 점을 몇 가지 깨달았다.
다행히 나는 철저한 성격 덕분에 아래 적은 조건을 다 갖춘 뒤 시도해서 성공했으나,
혹시 누군가가 잘 모르고 시도했다가 화장실이 그것의 바다가 되는 불상사를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피해자를 한 명이라도 줄이는 것이 이 글의 목표이다.
Tips! 비닐봉지, 박스테이프를 사용해 압력으로 변기 뚫을 때 주의할 점
1. 두꺼운 비닐봉지를 쓸 것.
(안 그러면 비닐이 변기 물과의 몸싸움에서 압력을 못 견디고 터져서 화장실 청소해야 함.)
2. 비닐을 여러 겹 붙일 것.
(쪽수가 많아지면 비닐봉지가 한 겹일 때보다 터질 가능성이 매우 낮아짐. 만약 압력을 못 견디고 비닐봉지 터지면 화장실 청소해야 함.)
3. 비닐을 재단해서 사용할 것.
(원래 생긴 모양대로 네모나게 붙이는 것보다, 변기 U자 윗부분을 먼저 테이프로 고정하고 쫙 당겨준 다음 가위로 변기 모양에 맞게 자르는 것을 추천함. 비닐이 변기보다 커서 테이프로 미처 밀봉이 안 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해 줌. 만약 테이프가 제대로 안 붙은 부분이 있다면 그곳으로 압력이 다 새면서 변기 물도 함께 say hello :) 해서 화장실 청소해야 함.)
4. 변기를 건조한 뒤 테이프를 붙일 것.
(테이프와 물은 상성이 좋지 않음. 변기에 물이 조금이라도 묻어있으면 테이프가 제대로 안 붙어서 밀봉 안 된 곳으로 변기 물 다 나와서 화장실 청소해야 함.)
5. 테이프를 여러 겹으로 점점 영역이 넓어지게 붙일 것.
(마트료시카 같은 느낌으로 붙이면 됨. 테이프가 한 겹일 때보다 샐 확률이 매우 낮아짐. 만약 테이프에 틈이 있으면 그곳으로 변기 물 새서 화장실 청소해야 함.)
6. 테이프 붙일 때 '이 정도면 됐나?'가 아니라 '이 정도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까지 밀봉하기.
(변기 물에게 '네가 나갈 수 있는 길은 딱 한 군데(배관) 뿐이다...'라고 협박하는 느낌으로 밀봉하기. 만약 나약한 정신으로 테이프를 대충 붙여서 변기 물과의 기싸움에서 진다면 변기물 다 새서 화장실 청소해야 함.)
7. 테이프로 밀봉이 끝나면 물을 내리는데, 비닐봉지가 부풀어 올랐을 때 콱! 누르지 말고 힘을 은근하게 줘서 누르기.
(콱! 누르면 가뜩이나 변기 내부 압력도 극도로 높아져있는 상태인데 밖에서도 압력이 가해지며 비닐봉지 혹은 테이프가 반항심을 가져 터질 가능성 높음. 만약 터지면 지옥의 화장실 청소가 기다릴 것.)
위의 사항들만 주의한다면 이 방법으로 어떤 막힌 변기든 뚫을 수 있을 것이다.
잘 뚫린다면 빵처럼 위로 부풀었던 비닐봉지가 변기 안쪽으로 수축할 것이다.
참고로 난 두꺼운 비닐봉지 2겹(튼튼한 비닐이었음), 박스테이프 3겹으로 해결했다.
성공적으로 뚫은 변기 사진(더러운 사진 아님. 매우 깨끗함)을 올리며 글을 마무리하겠다.
모두들 무사히 변기 뚫으시길!
p.s. 그나저나 '주' 카테고리의 첫 글이 변기 뚫는 방법을 설명하는 글이라니...ㅋㅋㅋ
사실 이 카테고리에는 딱히 올릴 글이 없기도 하다.
집 사진이라도 찍어서 올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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