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 스피치 능력을 기르고자 대중 앞에서의 말하기를 연습하는 교양 강의를 신청했다.
OT 때 교수님께서 다음 주 수업까지 45~60초 이내의 자기소개를 준비해오라고 하셔서 나름대로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나를 소개하기 위한 대본을 준비했다.
내가 두 번째 순서였는데 자신감있고 안정된 목소리 톤으로 준비한 자기소개를 잘 마쳤다.
근데 교수님께서 가만히 생각을 하시더니 바로 앞에 한 사람과 성격이 정반대인게 보인다는 말씀을 하셨다.
내 차례 이전에 했던 사람은 확실히 편한 느낌으로 자기소개를 하긴 했지만, 60초를 한참 초과하기도 했고 내용을 들어봤을 때 준비를 전혀 안 해온 것 같았다.
교수님께서는 앞에 학생은 편안하게 자기소개를 했고 평소에도 사람들을 만날 때 사람들이 편해할 것 같다고, 하지만 준비는 하나도 안 해온 것 같다고 코멘트를 하셨다.
나에게는 둘째님은 열심히 준비한 티가 난다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는데 이후엔 뭐라고 코멘트하셨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왜냐면 저 말이 나에겐 칭찬으로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신 건 아니었지만 내가 느끼기엔 '넌 너무 경직돼 있어. 넌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해. 부담스러워!'라고 말하시는 것 같았다.
최근 취업을 위해 면접을 많이 봤는데 항상 면접을 보고 나오는 길에 면접관들이 날 부담스러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동안 많이 우울했었기 때문에 교수님의 말씀에 나도 모르게 주눅들었다.
간신히 빠져나온 우울의 늪에 다시 발이 빠진 것 같았다.
이런 생각 해봤자 나만 힘든 걸 아는데도 '내가 뭘 잘못했지? 열심히 한 게 잘못인가..? 그냥 다들 나라는 사람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거면 어떡하지..?'하는 생각들이 머리에 맴돌기 시작하면서 한참 땅굴을 팠다.
세상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높게 평가하는 거 아니었나?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너무 여유가 없어보였던 걸까?
차라리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셨으면 뭐가 문제인지 파악이라도 할텐데, 그냥 준비 열심히 한 게 보인다고 칭찬하신건지 아니면 과하다고 돌려서 이야기하신건지 감이 안 잡힌다.
혼자 계속 생각해봐도 답이 안 나와서 차라리 교수님께 여쭤보는 게 나을 것 같다.
넣어놓은 이력서가 많아서 조만간 또 면접을 보러 가게 될 수도 있는데, 그 전에 교수님께 연락을 드려서 피드백을 받아야겠다.
그냥 내가 혼자 overthinking 하는 거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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