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받았다.
“이상형이 어떻게 돼?”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질문이라 적당히 대답하고 넘겼는데, 집에 오는 내내 친구의 질문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다음에 같은 질문을 받게 되면 제대로 대답하기 위해 메모장에 떠오르는 대로 정리했는데,
하나씩 적어 내려가다 보니 꽤 디테일하기도 하고 나름 재미있길래 나중에 생각날 때 읽으려고 블로그에 기록해본다.
(TMI 대잔치 주의.)
- 연상
동갑이나 연하는 싫다. 특히 연하…
동생이 있어서 그런지 연하는 연애 상대로 안 보인다.
생각해보면 연하의 대시는 항상 거절해왔다.
내가 하고 다니는 행동 때문에 마냥 철없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연상이랑 마음도 말도 잘 통한다.
- 섹시큐티
섹시큐티란 무엇이냐! (전우치 톤)
가만히 있을 땐 섹시한데 입을 열면 귀여운 사람을 뜻한다.
물론 내가 세운 정의라 세간의 통념과는 다를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섹시한 사람을 좋아하는데 귀여움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기준이 생겼다.
- 탄탄한 몸을 가진 사람
운동 열심히 해서 멋진 근육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누가 싫어할까?
만인의 취향일 거라고 생각한다.
- 나보다 키 큰 사람
내가 키가 크지 않은 편이라 그냥 나보다 키가 컸으면 좋겠다.
- 옷 잘 입는 사람
엄청 패피여야 한다는 게 아니라…
본인 분위기에 맞게 잘 입었으면 좋겠다. 센스 있게!
그렇다고 너무 홍대 피플 같은 느낌은 싫다.
막 힙찔이 느낌 같은 건 좀…
- 웃는 게 예쁜 사람
만인의 이상형.
해사하게 웃는 사람 모두들 좋아하잖아.
- 눈이 맑은 사람
쓰고 보니 도믿걸 같은 소리긴 한데...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이 어떤지 훤히 보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동태거나 은은하게 돌아있는 눈빛은 놉.
- 입술이 도톰한 사람
섹시하잖아.
- 본인의 일(work)에 진심인 사람
자기가 하는 일에 프라이드가 있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에게선 자신감이 넘쳐흐르고 당당한 태도가 돋보인다.
- 밥 맛있게 잘 먹는 사람 (식탐 X)
먹는 거 보고 있으면 나도 입맛이 도는 그런 사람이 좋다.
복스럽게 잘 먹는 거 매력 있다.
근데 위에도 말했지만, 식탐있는 사람이 좋다는 말은 아니다.
식탐은… 정말 싫어!
- 내 얘기 잘 들어주는 사람
말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 말하는 것도 좋아해서 내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사람이 좋다.
그렇다고 라디오 켜 둔 것처럼 나만 이야기하는 건 좀 그렇다.
나만 100 말하고 상대방은 0인 걸 원하는 게 아니라
60:40 정도면 딱 좋은 느낌.
- 상냥하고 다정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
누구나 좋아할 요소.
- 유머 코드가 비슷한 사람
나랑 유머 코드 달라서 개그 쳤는데 분위기 싸해지는 거 고통스럽다.
그냥 서로의 일상적인 말도 웃겨서 하하호호 했으면 좋겠다.
- 가치관이 맞는 사람
당연한 부분.
-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니까 열정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열정 과다 인간과 열정 제로 인간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열정 과다 인간이 더 좋다.
마음속에 불을 품고 사는 사람은 눈빛도 자연스레 맑아진다.
- 취미가 있는 사람
취미가 하나도 없는 사람은 재미없다.
사람을 만나며 내 세계를 넓혀가는 걸 좋아하는데,
나와 다른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세계가 훅 확장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게 참 좋아.
- 매 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
이런 사람 멋있다.
나도 잘 못 하는 거라 보고 있으면 좋은 영향을 받을 것 같다.
- 내가 좋아하는 사람
예전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좋은 줄 알았는데,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더라.
중요한 포인트인 줄 알았으나 예상외로 크게 상관없는 부분도 있었다.
- 주량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든 맞출 수 있다.
- 생활패턴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든 맞출 수 있다.
- 입맛
내좋얼맞.
쓰고 보니 약간 쑥스럽기도 한데…
시간이 지난 뒤에 읽어보면 그때의 나와 과거의 내 이상형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둘째의 이상형 정리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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