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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궁전 Mind Palace/일기 Journals

[🥕×81] 22.03.22 화: 둘째, 인생 첫 타투를 하다! 🙂🌙

by 둘째 Dooljjae 2022.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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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둘째가 인생 첫 타투를 하는 날! 이었습니다.
근데 늦잠을 자서 샤워와 점심은 생략하고...
세수, 양치, 환복만 하고 부리나케 역삼으로 달려갔어요.

근데 이게 웬걸...? 제시간에 잘 도착했는데 문을 계속 안 열어주시는 거예요.
처음엔 '준비가 덜 되어서 안 열어주는 건가' 했는데 (조금 일찍 도착함)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타투이스트님께 연락을 했습니다.


마지막 메세지에서 제 감정이 느껴지시나요...?
결국 안에 계시던 다른 분이(본인 예약자가 왔을 때만 문을 열어주는 시스템이래요) 문을 열어주셨어요.

타투이스트님 전화번호, 인스타를 몰라서 연락 수단은 카카오톡 뿐이지, 근데 카톡은 안 보지...
정말 돌아버리겠더라고요.
오늘밖에 시간이 안 되는데 예약 취소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근데 역시나! 예약이 취소되었어요!
이유: 타투이스트님이 예약 날짜를 내일로 착각했다고 함.
ㅎㅎ... 뭐... 사람이니 실수를 할 수는 있죠... 네...
그치만 제 시간은요... 제 스케줄은요...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던 제 마음은요...

다른 날에 예약 가능하시냐고 묻기에 안된다고 하고 일단 샵을 나섰어요.
배가 고파서 더 화가 나는 것 같아 뭐라도 먹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도보 30분 거리에 가고싶었던 떡볶이집이 있길래
'기분도 전환할겸 걸어서 가자!'하고 열심히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떡볶이 집이 닫혀있는.
분명 네이버 지도 영업시간 확인했을 땐 '영업중'이라고 쓰여있었는데 닫혀있는.
브레이크 타임도 없는데 닫혀있는.

허망해서 저 앞에 5분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서있기만 했어요.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습니다.
'오늘 뭐가 끼었나?', '얼마나 좋은 일이 있으려고 이렇게 액땜을 하지?' 등...
속상한데 배까지 고프니 서럽더라구요...

그러다가 다시 정신차리고 일단 주변을 정처없이 걸었어요.


그러다 발견한 떡볶이집! 상호명은 '맛짱 떡볶이'였습니다.
후기를 찾아볼 여력도 없어서 그냥 들어가서 떡볶이와 튀김을 주문했어요.


보기에는 맛있어보이죠...? 네... 보기에는... ㅎㅎ...
떡볶이는 다 불어 터졌고, 튀김은 기름 쩐내나고, 국물은 너무 짜서 평소 짜게 먹는 저도 먹기 힘들 정도였어요.
다시 한 번 눈물이 앞을 가렸답니다...

게다가 위생이 정말... 절레절레였어요...
이유는 모르겠으나, 구멍이 숭숭 뚫린 튀김 접시를 쓰면서 접시 바닥에 아무것도 깔지 않아서 기름이 테이블에 흥건했어요.
너무 맛없어서 먹기 싫은데 '뭐라도 먹어서 배를 채워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꾸역꾸역 먹었네요...
다 먹고 나서야 네이버 지도 어플 후기를 봤는데 역삼에서 유명한 떡볶이집이라고 하더라고요?
대체 왜? Why?

아무튼 늦은 점심을 먹고 당일 예약이 가능한 다른 타투이스트를 알아봤어요.
다행히 금방 한 분을 찾아서 바로 연락드리고 오후 4시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당초 계획은 오른팔등에 있는 점을 활용한 점 스마일 타투 하나만 하는 거였는데,
여기에 쓰기엔 복잡한 이유로 다른 미니 타투를 하나 더 하기로 했어요.

예약을 한 뒤엔 타투하러 홍대입구로 이동!
도착해서 연락드리니 마중을 나오셨어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샵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도안을 정하고 간 게 아니라 도안 상담부터 했어요.
직접 그려가며 설명을 드리고, 다행히 찰떡같이 알아들으셔서 일이 쭉쭉 진행되었습니다.


타투이스트님이 도안 그리시는 동안 좀 심심하길래 타투이스트님을 그려봤답니다.
투머치토커답게 타투이스트님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어요.
아 맞다 오늘 작업해주신 타투이스트님 활동명(?)은 Easter Ego입니다!
왜 이스터 에고인지 궁금해서 여쭤봤는데 글로 구구절절 적기엔 좀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합니다~


심심해서 그림을 또 그렸어요. 이번엔 파란 네임펜으로!
바다를 좋아해서 석양이 지는 바다를 그려봤습니다.


기다림 끝에 완성된 도안을(이것저것 수정을 요청하다보니 간단한 도안임에도 시간이 좀 걸렸어요) 전사한 모습!
전사도 정말 몇 번을 했는지...!
몸에 평생 남을 거라고 생각하니 신중해져서 각도, 위치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지우고 다시 했어요.
언제까지? 둘째 마음에 쏙 들 때까지!

전사를 거듭할수록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아서 점점 죄송한 마음이 들었는데
'마음에 들 때까지 하셔도 괜찮다'고 말해주셔서 조금 편안해졌어요.


타투 작업 시작 직전 작업대(?) 위에서 찍은 사진.
이때 정말 긴장됐어요... 아플까봐...ㅋㅋㅋ


그런데 시작하고 나니... 잔뜩 겁먹고 호들갑 떤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진짜 하나도 안 아팠어요! 따끔한 느낌도 거의 없을 정도!

그리고 신기했던 게, 한 번에 슥슥 그리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여러번 겹쳐서 색을 입히는 거였더라구요.
타투의 세계는 정말 신기해...

작업 받으면서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제가 일방적으로 떠들긴 했지만...^^
달고나 만들다가 집 태워먹을 뻔한 이야기, 전자레인지 폭발할뻔한 이야기, 후드티에 불 붙었던 이야기 등을 해드렸습니다.
한참을 말하다가 보통 다른 고객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냐고 여쭤봤는데,
집에 불낼 뻔한 이야기를 하는 고객은 없었다고 하셨어요. ㅋㅋㅋ
머슥타드...


아무튼 그렇게 완성된 왼손 손등의 달 타투!
그라데이션으로 변경하느라 추가비용을 지불했지만 마음 바꾸길 정말 잘했어요...<3

이 타투에는 의미를 담았는데, 어떤 의미인지는 조만간 따로 글을 쓸 예정이에요.
많관부 많관부~


오른쪽 팔등의 점을 활용한 스마일 타투는 정말 순식간에 끝났어요.

별 거 없는 단순한 타투같아 보이지만, 제가 요구한 게 꽤 많았거든요.
너무 깔끔한 느낌은 싫은데 그렇다고 너무 낙서같은 느낌도 싫으니 그 중간 어디 즈음,
굵은 라인은 싫은데 실처럼 얇은 라인도 싫으니 적당히 얇은 라인으로,
눈 사이 간격 너무 넓지 않게,
그리고 입은 눈보다 넓게 그리되 너무 둥글지 않게.

어때요... 저 제법... 진상인가요...? ㅋㅋㅋㅋㅋㅋ
까다로운 클라이언트 그 자체였던 것 같은데, 머릿속으로 그렸던 도안을 팔에 구현하셔서 신기했답니다.

작업이 끝나고 나서는 타투 사진을 찍은 뒤 사후 관리 안내문을 받고 샵에서 나왔어요.
2시간이나 걸렸는데 타투이스트님과 티키타카가 잘 되어 있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이제는 집에 갈 시간!


근데 이러고 가려니 좀 민망해서... 옷으로 팔 가리고 갔어요...ㅎㅎ


집에 와선 엄마표 떡국을 먹었습니다. 짱맛!


밥을 먹은 뒤엔 샤워가 너무 하고싶어져서 물 안 닿고 씻을 방법을 궁리했어요.
그러다가 박스테이프를 붙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 연락드렸는데...(궁금한 점 있으면 언제든 연락달라고 하심)
역시! 테이프는 안 되는 거였네요!


그래서 이러고 샤워했어요. ㅋㅋㅋㅋㅋㅋ

1차로 바세린 두껍게 바르고,
2차로 랩 씌우고,
3차로 왼손은 비닐장갑+고무줄, 오른팔은 박스테이프 칭칭 두르기!

결과는... 왼손은 무사했으나 오른팔은 물 다 들어갔습니다...
뭐, 어떻게든 되겠죠!



아무튼 새로운 경험을 해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또 다른 작은 일탈(?)을 할 예정이에요.
일탈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그럼 오늘의 당근 심기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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